[미국로스쿨] 로스쿨에서 흔히 하는 실수 (1) - Brief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계시지 않나요?

안녕하세요. 미국 변호사 장수훈 입니다.

 

미국 로스쿨에 관련된 정보를 찾다보면, "cold call"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로스쿨 관련 영화를 보면 다음과 같은 장면을 자주 보게 됩니다. '교수님께서 학생 한명을 호명한다. 그리고 그 학생에게 case brief를 시킨다. 학생이 우물쭈물하며 이야기를 한다. 교수님꼐서 계속 깊게 질문한다. 학생은 몇번은 답변한다. 하지만 이윽고 답변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얼어 버린다. 교수님은 출석부 명단에 뭔가 체크 하신다.' 

 

물론 일부 상황을 너무 극화시킨 부분은 있지만 학생들에게 Case brief를 시키는 것은 어느 로스쿨을 가더라도 당연히 있는 일입니다. LLM학생이건 JD학생이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이 Case brief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과 욕심이 올라오게 됩니다. "Case brief"를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저 친구는 저렇게 Case brief도 잘하고 선생님과 직접 대화도 잘하는데, 나는 그 정도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Case Brief의 목적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Case Brief는 무엇인가?

Case brief에 대한 부분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uslaw101.tistory.com/1111

[미국 변호사 되기] 미국 로스쿨에서 판례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방식 - Brief(s)

교수님 수업을 듣기전 학생들이 준비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매일 수업이 3과목에서 4과목이 배치가 됩니다. 1과목마다 적어도 3개 많게는 5개 Case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대략 10개정도 Case brief를 정리 해야 합니다.

 

단순히 Case를 정리하는것 뿐만 아니라 Case안에서 개념과 그 개념의 Elements를 파악해야 합니다. 10개의 판례에서 중요 개념을 스스로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답을 주시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경우 답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유도하다가 학생이 못 따라오면 기다려 줄까요? 제 경험상 그 한 사람을 위해 기다려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개념을 모르는 상태로 계속 수업은 흘려갑니다.

 

 

2. 흔히 하는 실수 - 경쟁심, 그리고 조바심

로스쿨에 오는 친구들은 똑똑한 사람들 입니다. 학교 랭킹이 낮더라도 그래도 그 동네에서 공부좀 한다는 학생들이 로스쿨에 옵니다. 학생들의 성향이 그래서 어느 정도 비슷합니다. 공부 욕심이 기본적으로 있습니다. 이런 친구들을 모아 놓고 상대 평가 시스템을 돌려 버리니 어떻게 될까요? 경쟁심이 발동됩니다. 그 경쟁심이 여러 학생들에게 퍼져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조바심이 듭니다.

 

그러면 이런 실수를 흔히 하게 됩니다. "Brief를 철저히 준비해서, 수업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겠어!" "Brief를 통해서 개념도 명확히 숙지할거야" "저 친구보다는 내가 좀 더 잘해야지!" "교수님도 나의 이런 열정을 이해하실거야"

 

제가 흔한 실수라고 적은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위에 기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Brief를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어떤 개념을 "전부 명확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정확히는 어떤 개념의 "일부"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 이해한 일부 내용은는 다른 Case를 통해 철저히 깨지게 됩니다. 이 상황이 반복되면 굉장히 혼란해 집니다. Case와 Case간 일관성을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뭔가 확실히 이해했다고 싶을 때, 그게 확실한 개념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방식이 쌓이고 쌓여 Case를 읽을 수 있는 눈을 키우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어야 3개월 뿐입니다.

 

더구나 뛰어난 학생이 보이면 경쟁심과 조바심이 동시에 발동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수업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주에 기말고사가 돌아오면, "내가 무엇을 배웠지?" "배운 내용, 배운 Case간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어" "도대체 이 개념의 Elements는 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로스쿨에 가면 흔히 나오는 실수, 현상이라고 표현을 해 보았습니다.  

 

 

3. Brief와 기말고사 준비를 위한 Outlining균형잡기

무엇이든 균형을 잡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Brief를 잘 준비하면 왠지 수업을 들을 때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Brief를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가뜩이나 Writing assignment까지 하려고 한다면 많이 지치기도 합니다.

 

여기서 본인의 목표가 무엇인지 중요합니다. 본인 목표가 "기말고사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라면 기말고사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무엇인지 명확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분명, 기말고사는 우리가 수업시간에 다룬 내용과 다른 것들이 등장하고, 여러 Issue들이 섞여 등장하게 됩니다. 한가지 Issue만 깊게 토론했던 Brief와 달리, 기말고사에서 여러 Issue가 뭉쳐 있는 Case를 분석해야 합니다.

 

기말고사와 Brief의 연관성을 한번 냉철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분명 Brief를 하면서 Case의 Fact를 정리하고, Holding을 파악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작업입니다. 이 작업이 우리가 마지막에 치뤄야 하는 "기말고사"에 어떻게 결합을 시킬 것인지가 중요해 집니다. 그리고 그 결합을 최적화 시키도록 정리를 해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주말마다 Outline을 잡을 때, 수업시간에 준비했던 Brief 내용을 어떻게 정리해서 한눈에 보기 좋게 만드는지가 중요해 집니다. 

 

기말고사를 잘 치르기 위해, 그리고 자신이 배운 개념을 스스로 설득하기 위해 정리하기로 결심을 했다면, Brief에 쏟는 시간을 잘 조절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Brief에 목숨을 걸기 보다, 매일 배웠던 개념을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해 집니다. 그 과정에서 Commercial outline도 볼 수 있고, 배운 개념이 담겨 있는 문제집도 풀어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실제 문제 상황에서 어떻게 배운 개념이 적용되는지 감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되면, Brief에 무작정 시간을 다 쏟기 보다 좀 더 영리하게 시간 활용을 해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적절히 문제도 풀어 가면서 본인이 배운 내용을 점검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열심히 참여한 학생에게 Rewards를 주겠다고 교수님이 알려주시긴 합니다. 그러나, 그 Rewards를 받는 사람은 정말 거의 없습니다. 물론 교수님께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지만, 그 인상이 기말고사 성적과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막판 스퍼트를 내야할 때, 그 힘을 쏟기 힘들어 질 수도 있습니다.

 

 

 

로스쿨은 단시간에 너무 많은 능력을 보여주길 원합니다. 실제 그런 학생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요구치에 힘들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요구치는 알고 있지만 제한된 시간, 에너지를 잘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로스쿨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교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되, 효율적인 자원 관리를 통해 본인도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수훈 미국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우등 졸업하고, University of Kansas School of Law, Juris Doctor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습니다. JD과정에서 Dean's Fellow의 맴버로 활동했습니다. 현재, 미국 민사 소송법, 미국 부동산 법, 설명있는 법률 영어 등 총11권 이상의 책을 출판하였고, 관련 강의도 진행 중 입니다. 또한, 해외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논문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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