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 변호사 장수훈 입니다.
미국 로스쿨 재학생, 예비 로스쿨 입학생, 국내 대학원 학생 등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효과적 학습"에 대해 생각을 할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특별히 문화와 환경이 모두 낯선 미국 로스쿨이란 곳에서 학습을 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조금은 다르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도 미국 로스쿨 수업 그리고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글을 찾기 어렵습니다. 미국 로스쿨 학교 선배와 통화를 하거나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 뚜렷한 윤곽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로스쿨 입학을 진행하기 전 이런 통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그를 통해 최대한 제가 알고 있는 "정보와 경험"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미국 로스쿨 JD, LLM 입학 합격 메일을 받고 매우 기뻐합니다. 정말 축하 받을 만한 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교육을 받고 그 교육을 통해 새로운 길을 꿈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국에 가서 공부를 시작해도 괜찮을까? 아니면 미리 좀 공부를 하고 가야할까?'
학부모님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만나게 됩니다. "우리 아이가 좋은 학교를 나왔고 알아서 공부도 잘했는데요. 미국 로스쿨 가더라도 큰 차이가 없지 않을까요?"
미국 로스쿨 JD, LLM 수업을 앞둔 학생과 이런 이야기가 오고간 적도 있습니다. "가서 공부하다보면 어떻게든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요?"
두 질문 모두 다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과거 공부를 쭉 잘했다면 로스쿨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첫 수업을 한 이후 그리고 첫 시험을 치른 이후 본인이 기대했던 결과와 다른 성적표, 평가를 받았다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뭔가 생각했던 것, 기대했던 것과 현실을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 않을까요?
선행학습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 개인적 관점으로 미국 로스쿨은 선행학습에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1)학생이 평소에 처한 상황과 다른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미국 대학교는 일반적으로 절대평가가 적용됩니다. 즉, 본인이 열심히 하고 잘 하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학교 수업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상대평가를 경험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하지만, 로스쿨은 일반적으로 상대평가가 이뤄집니다. 본인은 열심히 공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학생들 성적 때문에 자신의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내가 잘해야지 성적을 잘 받는 시스템입니다.
한국 대학교를 경험한 학생들은 학교 수업만 잘 따라가면 되겠거니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로스쿨 수업은 수업만 따라간다고 해서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닙니다. 수업은 교수님과 학생들 사이에 합리적 사고를 훈련하는 과정 중 하나입니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수업에 중점 사항이 아닐 수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중요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있겠지만, 의외로 학생들과 생각을 나누고 사고 과정을 증명하는 것에 포인트를 둘 수 있습니다.
평소 학생들에게 익숙한 환경은 아니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습니다.
2)개념을 아는 것과 적용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시험은 적용 능력을 물어 봅니다.
학생의 학업 성취를 체크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로스쿨은 기본적으로 기말고사 1번으로 학생의 수업 성취를 평가합니다. 그리고 시험에서 묻는 내용은 "개념 이해"와 "적용"입니다. 엄밀하게 "적용"에 더 많은 비중을 둡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념을 이해하는데 약 2달 반 시간을 주는데 그 개념을 다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개념 이해가 수월하지 않는 상황에서 적용 문제를 해결하는게 가능할까요?"
당연히 어려움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적응 능력이 매우 좋은 학생이라면 당연히 짧은 시간내에 모든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습니다. 어려움은 있지만 극복하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적용을 위한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본인은 "한 학기 동안 무엇을 배웠는지 남는 것도 없고 시험은 무진장 어렵다"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본 많은 케이스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 했습니다. 로스쿨을 졸업할 때즘 되면 입학 때 어떻게 하면 되었을지 보이는 셈입니다. Hindsight 2.0 2.0 인 상황입니다.
3)교수님의 스타일에 따라 수업시간에 정리되지 않는 내용을 배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교수님께서 모든 개념을 명확하게 설명만 해주신다면 학생입장에선 참 수월합니다. 그 개념만이라도 열심히 암기하고 적용 훈련을 스스로해서 자신의 생각과 감각을 향상시키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말 고사에 자신의 능력을 쏟아 넣고 그 결과를 기다리면 됩니다.
하지만, 로스쿨 수업을 들어보면 정리되지 않는 내용을 계속 전달 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교수님은 학생들이 알아서 개념을 이해하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학생 수가 많을 수록 학생들이 생각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밖에 없고 이해하는 방식과 폭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일일이 질의 문답을 통해 개념을 잡아 나갈 수 있지만, 그 과정을 건너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교수님께서 마지막에 개념을 정리해 주시면 좋지만 그 정리된 내용이 이전 내용과 경합이 생기는 경우 학생들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정확한 Outline을 하나를 알고 있어야 수업 시간에 들어 오는정보를 정리하고 걸러낼 수 있습니다. 혼란이 계속 쌓이게 되면 어느 순간 수업의 흥미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저는 프리로스쿨, 선행학습을 강조합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고생하면서 얻는 지식과 조금 덜 고생하면서 얻는 지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3개월 안에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평가 받는 상황이라면, 효과적인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습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학생이 궁금해 하는 부분 그리고 헷갈리는 부분을 정확히 집어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로스쿨 환경에 대한 조언도 해 줄 수 있습니다. 설령, 이런 조언과 학습 환경을 제공받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프리로"를 하는 것은 추후 수업을 들을 때, 도움이 됩니다. 저와 같이 공부할 때, 유익이 분명이 있습니다. 다른 선생님 또는 업체를 통해 프리로를 하는 것도 유익이 있습니다. 저는 어떤 방식으로든 "프리로"를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로 인한 유익이 하지 않음으로 얻는 유익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미국 로스쿨 JD과정 LLM과정 모두 새로운 길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길은 어렵고 불편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슬기롭게 넘어가셨으면 합니다. 그 길에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위 자료는 개인적 견해이므로, 이를 통한 결정에 책임을 지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장수훈 미국 변호사(Washington D.C.)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우등 졸업하고, University of Kansas School of Law, Juris Doctor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습니다. JD과정에서 Dean's Fellow의 맴버로 활동했습니다. 현재, 미국 민사 소송법, 미국 부동산 법, 설명있는 법률 영어 등 총11권 이상의 책을 출판하였고, 관련 강의도 진행 중 입니다. 또한, 해외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논문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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