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 변호사 장수훈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미국 로스쿨과 영어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해보겠습니다.
1. 영어를 못 해도 입학하는데 문제는 없는가?
미국 로스쿨 JD입학은 LSAT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LSAT점수가 높으면, 좋은 미국 로스쿨 JD입학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LSAT점수가 높으면, 학교를 낮춰서 장학금을 받고 JD입학을 할 수 있습니다.
영어라는 것을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로 나누어 보았을 때, LSAT에서 요구하는 능력은 "읽기"입니다. "말하기", "듣기"는 평가 대상이 아닙니다. LSAT에서 에세이 쓰는 항목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LSAT점수 입니다. 따라서, 영어 "읽기" 능력이 뛰어나면, 다른 "듣기" ,"말하기", "쓰기" 능력이 떨어지더라도, 미국 로스쿨 JD 입학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미국 로스쿨 입학을 하는데, 특별히 "듣기", "말하기", "쓰기"능력이 좋지 않더라도, JD입학은 수월합니다.
LLM 입학은 JD와 다릅니다. LLM의 경우, 지원자의 법조 경력을 보기 때문입니다. 토플 성적은 LLM입학을 가르는 민감한 잣대로 작용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토플 성적이 안되더라도, 입학은 되고, 대신 1년간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들어야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어학 연수 프로그램은 로스쿨 학점만큼 비쌉니다. 그래서, 로스쿨 비용만큼 어학 연수 프로그램에 돈을 써야 할 수 있습니다.
LLM은 한국에서 로스쿨 또는 법대를 나와, 변호사 자격증을 획득하고, 어느 정도 법조 경력을 쌓는다면, 입학을 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어학연수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미국 현지인과의 대화보다, 외국인끼리 영어를 익히도록 하기 때문에, 현지인 영어를 익히기 어렵습니다.)
2. 미국 로스쿨 입학 후, 외국인에게 대한 대우는 어떠할까?
일단, 한국 상황으로 대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로스쿨에 외국인 학생을 입학했다고 가정합시다. 이 외국인은 LEET점수를 매우 우수하게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국 말이 서툴고, 한국 글쓰기가 자연스럽지 않고, 일상 한국어를 잘 알아 듣지 못한다면, 한국 로스쿨에서 한국 로스쿨 학생과 무난히 잘 생활 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교수님과 학생들 상황을 분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너가 설령 외국인이라고 할지라도, 한국 로스쿨에 왔으니, 한국 법조인에게 요구하는 모든 능력치를 너에게 따져 물어보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는 교수님께서, "넌 한국에 살 사람은 아니니, 외국인기준으로 생각해서, 그 정도 수준이면, 너의 실력을 인정해 줄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학생 기준에서 "외국인이지만, 경쟁자이기 때문에, 너랑은 꼭 싸워 이겨야 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학생 기준에서 "외국인으로 한국에와서 사느라 고생이 많겠다. 내가 좀 도와줘야 겠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교수님마다, 학생들마다 생각이 다르고, 상황이 다릅니다.
다시 미국 로스쿨 JD상황으로 되돌아와 보겠습니다.
하버드, 스텐포드, 예일과 같은 우수한 로스쿨은 상대평가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로스쿨은 ABA에서 권고하는 상대평가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수님 기준은 어쩔 수 없이, "현지인과 동일한 기준"을 JD학생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성적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교수님이 외국인 학생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에 인색할 수 있습니다.
제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Legal writing에서 제가 현지인 학생보다 성적이 좋게 나왔습니다. 그 현지인 학생은 저에게 "넌 외국인이라서, 교수님이 봐줘서 성적이 좋았을거 같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저는 "스타일 점수는 매우 낮게 나왔지만, Research점수는 우수하게 나왔는데, 너가 오해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친구는 교수님께 찾아갔고, 상담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저에게 "외국인이라서 너가 낫게 성적을 받았을 거야."란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JD를 하면서, 힘들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JD에서는 외국인이 저 혼자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은 "외국인이라고 절대 봐주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영어"가 공부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됩니다.
3. 미국 로스쿨 입학후, 영어는 어느 정도 중요한가?
이제 부터는, "읽기"뿐만 아니라, "듣기", "말하기", "쓰기"가 매우 중요하게 부각됩니다.
숙제를 하기 위해, "읽기"능력이 필요합니다. 제한된 시간내에 많은 리딩을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읽기" 능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수업을 알아 듣기 위해 "듣기"가 필요합니다. 교수님이 강의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시면, 교수님 말씀만 알아들으면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토론식으로 진행하는 경우, 학생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수업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닥칩니다.
수업시간에, 자신이 숙제를 잘 해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내가 수업을 잘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말하기"가 필요합니다. "말하기"에서 유학을 처음 온 학생들은 당혹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 본인이 말하면서, 편하게 이야기 하는데, 상대방은 본인이 한 말을 못 알아 들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현지인 중에, 외국인을 상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경우, 외국인이 하는 말을 못 알아 듣거나, 또는 현지인이 외국인의 발음을 알아 듣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을 일이 많습니다. 수업 시간 뿐만 아니라, 교우 관계에서, 말하기 능력이 떨어지면, 장벽을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말하기"를 잘하려면, "듣기"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수업 평가는 "쓰기"로 이루어 집니다. "쓰기"를 못하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그대로 전달할 수 없습니다. 본인이 아무리 똑똑해도, 글로 그 똑똑함을 담아내지 못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습니다.
결국, 미국 로스쿨 JD가 시작되면, 영어의 총체적 능력을 테스트 받습니다. 그만큼 고생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실력이 향상됩니다. 하지만, 실력이 향상될 때까지, 성적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뒤쳐질 수 있고, "듣기", "말하기"를 잘 못하면, 현지인과 교우 관계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로스쿨에 입학하는 현지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로운 미국인들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교육을 쭉 받고, 공부에 열의가 있는 학생들이기 때문입니다.
LLM의 경우, 이런 강한 잣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교수님은 학생이 외국인임을 일단 인정하고, 접근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JD학생들은 LLM학생들에게 별 관심을 쏟지 않습니다. 본인 할 것도 벅차서, 남의 일에 관심이 없습니다. LLM학생 성적 Rating방식과, JD학생 성적 Rating방식에 차이가 있어서, JD학생들은 LLM학생에 대한 경쟁심도 없습니다.
물론, 교수님마다 자신의 개인적 성향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저희 로스쿨 교수님 중 한분은 LLM학생과 JD학생 성적을 다 모아서 줬고, D를 학생들에게 뿌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교수님은 흔하지 않습니다. 이 교수님이 좀 특이했습니다.
4. 영어를 잘하면, 로스쿨 생각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것인가?
영어를 잘하면, 그럼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현지인들은 영어가 모국어 입니다. 그런데, 성적을 못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1학년 성적이 30%이내 였는데, 이 얘기는 70%학생은 저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영어를 잘 한다고, 성적을 잘 받는 것은 아닙니다. 즉, 공부를 잘해야 합니다.
영어를 잘하면, 공부를 하는데 수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월하다고 해서, 법을 잘 이해하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본인이 잘 아는 것을 영어란 그릇에 잘 담을 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상대방은 제가 담아 놓은 그릇을 보고, 제 생각을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릇에 담길 재료와 음식은 본인이 만들어 내야 합니다.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그릇과 재료를 둘다 만들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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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 책도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장수훈 미국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우등 졸업하고, University of Kansas School of Law, Juris Doctor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으며 Dean's Fellow의 맴버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민사 소송법, 미국 부동산 법, 설명있는 법률 영어 등 총11권 이상의 책을 출판하였고, 해외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논문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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