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소송 건, 이민 및 법원 서류 등을 준비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게 되는 사건들이 몇 건 있었습니다. 소송에서 뻔히 질 수 밖에 없는 소송인데도 불구하고 소장을 발송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변호사라면 당연히 해당 주(State) 임대차보호법에 명시된 기본적인 내용을 알고 있을텐데 왜 요건도 맞지 않는 소송을 걸지?"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질 것이 뻔한 소송을 왜 진행하는거지?"
이런 건들을 요즘 자주보다보니 현지 변호사 중에 '먹고 살기 힘들어서 무리하게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주요하다고 하지만 결국 고객 돈을 받거나 운 좋게 승소하면 상대방에게 돈을 받게 되는데 이런 이익을 얻기 위해 소송을 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호사 본인 입장에서 10%라도 이길 수 있고 부분 승소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할 수 있지만 고객에게 어느 정도 구체적인 설명을 했었을까란 생각도 같이 들었습니다.
미국에서 이민 서류를 준비하는 분들도 위와 비슷한 사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변호사를 잘 못 만나서 USCIS가 보낸 Letter도 고객이 전달받지도 못하고 정작 USCIS인터뷰 때 변호사가 등장하지 않아서 고객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변호사를 잘 못 만나서 고생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에 놀라게 됩니다.
결국 변호사를 쓰기 위해서 본인이 어느 정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송 요건이나 Issue(쟁점사항)이 될 것에 대해 본인도 알고 있어야 변호사와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가 끊임없이 비용 청구를 하면서 결국 소송을 가나 합의를 보나 비슷한 수준의 비용이 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변호사는 고객의 근심과 걱정을 대신 덜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변호사라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위 속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 돈을 많이 벌면서 본인의 역할을 하지 않거나 명예를 좇으면서 고객의 고민을 더이상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도 합니다.
시험이라는 것은 한번 떨어지면 다시 한번 또 치면 됩니다. 시험이 갑자기 없어지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기회를 한 번 놓쳐도 다시 그 기회를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술, 소송, Petition과 같이 한번이 중요한 경우,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변호사에게 의뢰할 사건이 있거나 이민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잘 알아보시고 확인해보시고 진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람이 본인의 마음과 같지 않아서 "대리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장수훈 미국 변호사(Washington D.C.)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우등 졸업하고, University of Kansas School of Law, Juris Doctor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습니다. JD과정에서 Dean's Fellow의 맴버로 활동했습니다. 현재, 미국 민사 소송법, 미국 부동산 법, 설명있는 법률 영어 등 총11권 이상의 책을 출판하였고,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미국법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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