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 변호사 장수훈 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제가 미국 로스쿨 Juris Doctor (JD)과정을 거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오늘 주제는 "질병"과 "아픔" 입니다.
학기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 기억이 떠오르는 것은 바로 "과제"였습니다. 미국 로스쿨 사이즈 자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한 반에 20명 정도 나뉘어져 있었고 이 반 학생들과 동거 동락을 1년간 해야 했습니다.
첫 수업 시간은 Common law, Statute에 대한 설명 그리고 법의 종류에 따라 우선 순위 차이가 어떻게 있는지 설명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처음 본 학생들과 뜬금없이 과제를 같이 해야 하고, 발표도 해야 했던 것들이 부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Orientation Session이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수업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매일 쏟아지는 Reading 과제는 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지나고 생각해보면 Reading 양이 엄청 많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당시엔 양이 많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약 2주 정도 지났을 시점, 결국 Shingles(대상 포진)란 병을 얻게 됩니다. Shingles를 한번도 경험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엔 단순히 가려움 증만 느꼈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잠을 잘 수 없는 수준으로 고통이 지속되었습니다. 더이상 혼자 참기도 힘든 상황이 었고, 병원에서 Shingles란 진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때,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친해지면서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나눌 시기가 되었는데, 제 주변엔 한번 즘은 Shingles를 겪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숙제, 그리고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 등, 여러 요인이 합쳐져서 결국 Shingles란 질병을 안고 학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로스쿨에서 매학기에 한번은 병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한번은 밤 11시 넘어서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걸어가는 길이었습니다. 그 때는 가로등에 의지해서 책을 보면서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발을 잘 못 내딛어 결국, 계단 아래로 떨어졌고 약 1달간을 목발을 집고 다녀야 했습니다.
이 때, 크게 다쳐서 진통제 없이는 하루도 잠을 잘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진통제도 종류마다 부작용이 있었는데, 모든 진통제게 부작용이 올라와서 정말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후, 계단을 밟을 때, 조심스럽게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학급 친구들이 도와줘서 Ride도 해주고, Mart에도 데려다 주기도 했었습니다. 그 때, 제 주변 학생들을 다시 한번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COVID-19로 현지에서 직접 수업을 듣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습니다. 최근엔 졸업식도 온라인으로 대체한 것을 보고 시대가 많이 바뀌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을 들을 때, 편리함은 생겼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에 소통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지 않았나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으로 미국 로스쿨 수업을 들으시더라도 마음의 부담, 그리고 걱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과제가 오더라도 그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본인을 돌아보고 주변을 돌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으로 보고 아는 것, 남에게 듣고 아는 것과 직접 본인이 겪고 느끼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을 하는 것에 너무 부담을 갖지 마시고,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며 그 부담을 잘 이겨내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장수훈 미국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우등 졸업하고, University of Kansas School of Law, Juris Doctor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으며 Dean's Fellow의 맴버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민사 소송법, 미국 부동산 법, 설명있는 법률 영어 등 총11권 이상의 책을 출판하였고, 해외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논문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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